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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8, 2016

구보타잇치쿠미술관(久保田一竹美術館)


2016년 10월 18일 화요일
어제 내린 비가 무색하게 화창한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었던 날.
가와구치코에 있는 구보타잇치쿠미술관(久保田一竹美術館)에 다녀왔다.
가기 전, 사전 정보라곤 고급 기모노가 있다는 얘기만 들어서


지금껏 가봤던 미술관에 값비싼 기모노가 전시되어 있나보다하고
아무런 기대 없이 간 곳이지만,
돌아오는 길엔 ‘다시 한번 꼭 와야지!’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 곳이기도 하다.

미술관은 현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정도의 거리에 위치한다.
주차장에 내려서 미술관 입구를 찾아가면 아래와 같은 표지석이 보인다.


그리고나서 저기 보이는 돌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짜잔!!! 이런 문이 나온다.



문만 보면 일본이 아닌 아프리카나 유럽의 유적지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이 문을 통째로 가져오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하긴 딱 봐도 무게가 엄청 나갈 것 같은데 이걸 그대로 가져오려는 생각을 했다니....
이 문을 지나 살짝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쫄쫄쫄 흐르는 작은 내가 있고
많은 나무와 풀들이 푸른 풀내음을 풍기며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드디어 도착한 입구(신관)에서 사진 한방!!!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이 날은 같이 온 일행에게 부탁까지하며 사진을 찍었다. )
참고로 이번 방문은 현청 직원과 동행하여 운 좋게 미술관 직원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미술관은 본관, 신관, 유리구슬전시관 그리고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본적으로 실내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찍을 수 없었는데
나중에 모치즈키상으로부터 사진을 받아 이렇게 올릴 수 있었다.

그럼 기모노가 전시되어 있는 본관부터...



본관은 1000년 이상된 16개의 큰 검은 기둥을 일본 전통기술과 서양의
로그하우스 기술을 융합한 독특한 기법으로 피라미트형의 건축물이다..라고
팸플릿에 나와 있는데 내 느낌은 『후지산』을 닮았다였다.

이곳은 본 미술관 창시자인 쿠보타잇치쿠의 평생작 ‘광향’과
후지를 테마로 한 일련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富士山 蔭-
                                      おん

후지시리즈는 총 80벌 중 46벌만 완성된 상태로 쿠보타잇치쿠 타계 후
장남이 뒤를 이어 제작중이며 처음 기획할 때부터 3대를 생각했다고 한다.
한 벌 당 2년이란 시간이 소요되니 본인 세대에서 끝낼 수 없었던 건
당연한 얘기긴 하지만..
대를 넘는 작업이라니 역시 장인정신의 나라 일본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작된 기모노는 공간상 제약으로 전부 전시할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 (4개월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장인이 한땀한땀 공을 들여 만든 것 같은 기모노들은,
누군가에게 입히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전시 목적으로
제작되었기에 굉장히 컸으며 무거워보였다.
본관 중앙에는 홍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시간관계상 패스...
다음에 오면 천천히 영상을 보면서 기모노를 천천히 둘어 볼 예정이다.

기모노 전시실 뒤에는 ‘잇치쿠안(一竹庵)’이라고 하는 다실이 있었는데
이곳이 어느 곳보다 마음에 들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일본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국가의 물건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특히 테이블 높이와 정원 수면의 높이가 같았는데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곤 한다.


본관을 나와 입구였던 신관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신관은 무엇보다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내외벽 전체가 류큐석회석(산호초 화석)으로 이루어진데다 세계적 건축가인
가우디 건축물 중 하나인 구엘 공원을 떠오르게 했다.
저기 보이는 신관 앞 공연장은 때때로 공연을 하는데 마침 우리가 간 주
일요일에도 북 공연이 있었다.



별도의 공연요금은 없지만 미술관을 입장해야만 공연을 볼 수 있으며,
공연 시 의자를 내어 편히 앉아서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신관 2층에는 최근 개관한 유리구슬특별전시관이 있다.
예전에는 개인 작업실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구보타잇치쿠가 기원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톤보타마를 전시하고 있었다.
별도의 입장료(500엔)를 내야 들어갈 수 있어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무료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전시관 바깥에 놓여진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후지산이 너무 예뻤기에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잠시 쉴 겸 차 한잔하는걸 추천한다.



그 후 본관 왼쪽 길을 따라 가면 뒤쪽 정원이 펼쳐져 있는데
300호가 넘는 단풍나무가 절정을 이루는 10월말에서 11월초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개인적으론 단풍도 좋아하지만 한적한 곳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단풍이 좀 지나서 올 듯 싶다.
내가 사는 곳과 조금만 가까웠다면 매주 갈 수도 있을텐데...라는 살짝 아쉬움이 남지만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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